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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회관'이라 쓰고 '무에타이'라 읽는다

제왕회관 최민규 관장이 전하는 무에타이 이야기... 본문

제왕회관 이야기

제왕회관 최민규 관장이 전하는 무에타이 이야기...

KHRU Master Choi 2023. 10. 15. 13:36

쉬지않고 울려퍼지는 태국 전통 악기 소리가 경기장의 높은 담에 부딪쳐 메아리를 남기며 흥을 돋습니다.
4개의 줄이 쳐진 사각 링의 주위에는 오직 한가지 관심에 집중되어 있는 수 많은 눈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제 뭔가 시작되려는지 울려퍼지는 리듬은 혼령이라도 부르듯 애절합니다.
그리고 경기장 한편에서 낙무아이가 모습을 나타내며 걸어들어옵니다.

만약 이것이 당신의 첫번째 무에타이 관람이라면
당신은 당신의 기억이 허락하는 한 이 모든 광경의 잔상들이 오래도록 뇌리에 남아있게 될 것입니다.
그만큼 무에타이는 뭔가 특이함이 있습니다.

낙무아이들은 링앞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린 후, 링계단을 올라 양손으로 링줄을 맞잡고 잠시 행운의 기도를 한 후,
마치 새처럼 사뿐히 날아 들어가기도 하고, 마치 걷듯이 링줄을 밟고 걸어들어가며 캔버스에 입장을 합니다.
제왕회관의 낙무아이들은 링줄 중간으로 머리와 허리를 숙여 입장하지 않는 전통이 있습니다.

귀를 울리는 음악은 계속되고 두명의 낙무아이들은  와이크로를 하며 자신의 스승과 부모 관중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이윽고 몽콘이 조심스럽게 머리에서 벗겨져 자신의 코너 링의 기둥에 보관되고 이제 두 낙무아이는 결전을 위해 링 중앙으로 걸어갑니다.
두 사람을 맞이한 심판은 좀더 가까이 서라 하고 뭔가 이런 저런 주문을 합니다.
그리고 심판은 뒤로 몇 걸음 물러서서 "촉!" 이라고 외칩니다.

이제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엔 느리게 울려 퍼지던 음악은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템포가 빨라지고 소리도 한층 커져 있습니다.
마치 두 낙무아이에게 좀더 강하고 정열적으로 경기에 임하라는 부추김처럼 들립니다.
8지(양주먹과 양발 그리고 양팔꿈치, 양무릎)무술이라 불리는 무에타이 경기입니다.
지금 링위에 있는 두 낙무아이는 수년간 꾸준히 훈련을 한 선수들입니다.
낙무아이의 몸은 어느 한 순간 무기로 돌변할 수 있습니다.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수 없는 이유입니다.
완벽하게 길들여진 근육들이 강한 아크등불 밑에서 물결치듯 움직입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커다란 승리의 환호가 들리며 시끄러운 드럼 소리가 장내에 울려퍼집니다.
당신은 이제 진정한 무에타이의 세계로 들어선 것입니다.
세상 어느 곳에서도 이러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출처/제왕회관 공식사이트  http://muaythai.or.kr

화려한 색으로 치장된 선수들과 체육관...
그리고 특이한 시합전 행사는 태국에서 수세기 동안 그 전통을 굳건히 지켜왔습니다.
세계 여러나라 무술인과 그 관계자들은 무에타이가 세계적으로 최고의 파괴력을 가진 격투술이라는 데에 이의를 달지 않습니다.
특히, 사각의 링에서 싸우게 되는 현대의 많은 격투기 중에서도 무에타이는 그 우위를 독점하고 있습니다.
물론 태국인들도 자신의 고유 무술이 세계적으로 우세하다는 데에 아무런 반감을 가질리 없습니다.
일본의 가라데, 중국의 쿵푸, 일본의 킥복싱등이 이 아성에 도전을 시도했었으나 모두들 무참히 패배한 전력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아주 유명한 일화는 홍콩에서 온 다섯명의 쿵푸 마스터들이 태국의 무에타이 선수들에게 도전했다가 모두 경기 시작 후 5분을 넘기지 못하고 도전자 모두 KO패를 당했습니다.
예로부터 무에타이의 비전은 비밀리에 전수되어 왔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습니다.
절대로 다 보여주지 않습니다.
그러한 이유때문인지 태국의 몇몇의 무에타이 도장은 외국인을 문하생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정확히 언제 태국 사람들이 무에타이를 시작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태국의 기원으로 보아 태국 인접국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아마도 무에타이도 중국이나 남부 베트남 또는 미얀마(버마)에서 유래된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추측만 할 뿐입니다.
하지만 확실한 물증이 없는 상황에서 추측은 무용지물이 아니겠습니까?
아유타야 시대까지 존재했다가 버마군의 침범으로 파괴된 것으로 여겨지는 태국의 역사책인 '추파삿'에는 이 무에타이의 기록이 있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가장 오래된 현존하는 기록으로는 치앙마이의 란나시대의 유물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금과 비슷한 스타일의 경기가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당시의 국왕이 직접 평가를 내리는 경기였다고 전해집니다.
그리고 수코타이 시대에는 왕의 직속 예하 부대에서 이 무술을 훈련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습니다.
이 훈련을 끝낸 이들이 경기를 벌여 상위에 오른 실력있는 자들을 왕의 호위부대로 배치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출처/무에타이제왕회관 공식사이트  http://muaythai.or.kr

무에타이의 역사적 기록은 버마와 캄보디아에서도 발견되었습니다.
15~16세기경 버마군이 처음 아유타야를 침범하였을때 이들은 9살의 나렛이라는 소년을 포함한 수명의 포로들을 생포하여 함싸와티(현 페구 또는 바고, 미얀마)로 끌고 왔습니다.
소년은 무술에 꽤 많은 관심을 보였는데 소년이 15세 되던해 어느날 버마군 최고 파이터를 때려 눕혔습니다.
버머의 왕 바잉눙은 이 소년의 실력에 감탄하여 소년을 집으로 돌려 보냈는데 이 소년이 바로 나레쑤언 왕입니다.
그는 후에 태국의 왕이 되었고 태국의 모든 군인들에게 이 무에타이를 보급했습니다.

18세기 초 아유타야의 왕 쓰리싼펫 8세는 무에타이를 국기로 정하고 대회를 개최하고 상금을 내거는 등의 장려책을 펼쳤습니다.
이 무렵부터 무에타이는 군대에서만 훈련되어지던 것이 아니라 일반에도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경기자들은 손에 두꺼운 말가죽을 감고 경기에 임하여 충격은 늘리고 위험한 데미지는 줄이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아유타야에서 방콕으로 수도를 옮긴 태국은 18세기 후반부터 본격적인 무에타이 개발에 나서게 됩니다.
왕실에서는 왕궁밖에 무에타이 훈련 캠프를 설치하고 재능있는 파이터들을 육성하기 시작했습니다.
라마 1세때에는 최초의 외국인과의 대결도 마련하게 되었는데 첫번째 국제 대결은 프랑스에서 온 형제 파이터들이였습니다.
태국 왕실에서는 이들에게 높은 액수의 수고비를 주기로 약속하고 자신들의 무에타이와 겨뤄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프랑스 영사의 승인으로 경기는 성사되었고 태국 왕실에서는 궁중 경비대 소속의 병사 '문풀란' 을 프랑스 파이터와 대결케 했습니다.
프랑스 선수와 비교해서 상당히 외소한 체격의 이 병사는 두명의 프랑스 형제를 아주 짧은 시간에 때려 눕혔습니다.
라마 5세는 태국 최초로 일반인도 수용하는 무에타이 트레이닝 캠프를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왕족들에게도 자신과 같이 동참할 것을 명하였습니다.

라마 6세는 지금의 방콕 로즈가든 궁전마당에 태국 최초 국제 규격의 사각링을 설치했습니다.
그렇게 링에 올려진 무에타이는 라마 6세 이후 일반인들에게도 커다란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습니다.
정식 무술스포츠로서의 틀을 완전히 갖추지는 못했지만 어느 정도 기틀을 마련하게 된 것도 이 당시부터인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태국 밖의 세상 사람들에게도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무에타이는 세상의 무술가들에게 도전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에서는 무에타이가 얼마나 강한 무술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소림사의 쿵후 마스터 '친창'을 태국에 보냈습니다.
태국은 이산 지역 출신 무에타이 선수 '양 한탈레'로 하여금 대적케 했고 두 선수는 로즈 가든 궁전의 경기장에서 대결을 벌였는데 결과는 쿵후 마스터 '친창'의 패배였습니다.
태국 선수의 발차기에 '친창'은 정신을 잃고 들것에 실려 나갔습니다.
이후, 무에타이는 아시아 일대와 유럽으로 그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출처/무에타이제왕회관 공식사이트 http://muaythai.or.kr

무에타이가 널리 보급되자 그 만큼의 사고도 잇달았습니다.
사망과 부상이 속출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1919년 정수리 치기가 허용되는 대신에 모든 선수들은 복싱 글러브 착용을 의무화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태국 정부는 이 정도에서 멈추지 않고 1930년대부터는 3분 5라운드, 2분 휴식의 룰을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의 경기는 물 양동이에 물을 채우고 코코넛 열매에 구멍을 뚫어 물에 담근 후 코코넛 열매가 물속으로 가라앉을때까지가 1라운드 그리고 잠깐의 휴식, 이런식으로 경기를 진행했었으며 경기 종료는 상대편 선수가 정신을 잃거나 포기의사를 밝히거나 경기를 계속할 수 없다는 판단이 되었을때 또는 항복 선언을 할때 종료되었습니다.
이후 안전을 위해 제한적인 룰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라운드 당 10점의 점수를 매기는 시스템으로 옮겨갔습니다.
이때부터 양 선수들은 각각 빨간색과 파란색의 반바지를 입기 시작했습니다.

체중에 따른 체급별 경기도 1930년대부터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서양식 복싱의 체중 나누기 기준을 도입하여 19개의 체급으로 나뉘어졌습니다.
하지만 왜소한 체구의 태국 선수들의 경우 Jr.미들급 이상의 선수들은 거의 없습니다.
70% 이상의 선수들이 플라이급과 밴텀급입니다.

국제적인 스포츠로 성장하기 시작한 무에타이는 사각의 링도 국제 규격으로 맞추기 시작했습니다.
7.3 평방미터 크기의 링에서 경기를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입니다.
캔버스천의 바닥에 4개의 기둥이 있는 사각의 링, 아마추어 선수들의 경기에는 조금 작은 링을 쓰기도 했습니다.

방콕 최초의 무에타이 전용 경기장 라차담넌 스타디움(태국인들은 이곳을 웨티라차담넌이라고 부른다)은 세계 2차 대전이 끝나 갈 무렵 지금의 라차담넌 녹 로드에 세워졌습니다.
이 일대는 원래 왕실의 땅이였습니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태국은 국호를 씨암에서 타일랜드로 바꾸었습니다.

라차담넌에서 최초로 열린 무에타이 경기는 1945년 12월 23일에 개최 되었습니다.
원래 이 경기장은 지붕이 없었기 때문에 건기에만 시합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다가 1951년 지붕이 얹혀졌고 1년내내 경기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통적인 복싱 영웅 록키 마르시아노는 1969년 라차담넌컵 쟁탈전에서 명예심판으로 활약한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태국의 왕실 가족들도 라차담넌 경기장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룸피니 스타디움도 여러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무에타이 경기장이기는 하나 라차담넌 경기장에는 뭔가 룸피니가 갖지 못한 분위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라차담넌 경기장도 룸피니 경기장처럼 주말과 주중 경기가 벌어집니다.
월요일에는 오후 5시와 9시, 수요일과 목요일에는 오후 6시, 그리고 일요일에는 오후 5시에 경기가 있습니다.
1956년 12월 태국의 로얄 타이 아미에 의해 건립된 룸피니 경기장은 팔람 4 룸피니공원 근처에 있습니다.
룸피니 경기장은 라차담넌 경기장 보다 조금은 느슨한 분위기이기에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더 높습니다.
관중들도 좀더 실감나는 경기를 볼수 있다는 면에서 룸피니 경기장을 더 많이 찾는 경향이 있는 거 같습니다.

룸피니 경기장에서도 역시 많은 세기적인 경기들이 벌어졌습니다.
무에타이에 도전하는 다른 세계적인 격투기 선수들의 도전이 바로 그것입니다.
최근에는 태국인이 아닌 외국의 무에타이 선수(아프리카, 유럽, 미국 등)의 활약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몇몇은 태국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기도 합니다.

룸피니 경기장 챔피언중 유명한 선수 중 하나는 영화로 개봉한 'Beauful Boxer'의 실제주인공 '파린야 끼앗부싸바'입니다.
치앙마이에서 온 이 웰터급 선수는 나중에 성전환 수술을 하고 여자로 변신한 룸피니 챔피언이였습니다.
남자로 룸피니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쥔 후 파린야는 자신이 벌어 들인 돈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던 것입니다.

1999년 프랑스 출신 무라드 사리는 또 다른 룸피니 경기장이 배출한 챔피언입니다.
태국 최초 그리고 당연히 세계 최초로 태국인이 아닌 외국인으로서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한 선수가 되었습니다.
룸피니 경기장에서는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오후 6시에 경기가 벌어진다.
토요일에는 오후 5시와 오후 8시 30분 두 차례의 경기가 벌어집니다.

태국에는 약 6만명의 무에타이 선수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숫자는 방콕에 있는 경기장에서 경기를 하고 있는 선수들의 숫자입니다.
보통의 스포츠와는 다른 무에타이 경기는 한번 빠지면 빠져나올 수 없게 만드는 매력 같은게 있습니다.

보통 무에타이를 시작하게 되면 훈련생들은 훈련캠프에서 대부분의 생활을 하게 됩니다.
보통 어린 나이부터 시작하게 되는 무에타이 훈련은 그래서 어린나이부터 마치 가족과 같은 분위기에서 훈련하게 만듭니다.
수련생과 지도자는 그들 사이의 유대관계가 매우 깊습니다.

전통적으로 링에 오르는 선수들은 자신의 체육관의 이름을 자신의 이름과 함께 사용합니다.
이러한것들은 무에타이가 무도로써, 그리고 단순한 스포츠 차원에 운동경기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보여지는 또다른 이유중에 하나입니다.

출처/제왕회관 공식사이트  http://muaytha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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